5.5. 여백사를 죽이다
조조가 고향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조조는 여백사의 집에 머물다가 여백사를 죽이게 되는데 이에 대해 정사 삼국지에서는 무제기에 단 배송지의 주석의 내용들이 서로 다르다. 위서는 조조의 행위를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반면에, 세어나 손성의 잡기에서는 조조가 거나한 현상금이 걸린 자신의 목을 염려한 나머지 의심하여 그들은 죽인 것이라고 나온다.
태조(조조)는 동탁이 필시 패망할 것이라 여겨 끝내 취임하지 않고 향리로 달아났다. 수 기(騎)를 좇아 옛 친구인 성고(成皐)의 여백사(呂伯奢)를 방문했다. 여백사는 집에 없었는데, 그의 아들이 빈객들과 함께 태조를 겁박하여 말과 재물을 뺏으려 하니, 태조가 손수 칼로 쳐서 여러 명을 죽였다. - 왕침의 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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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가 여백사를 방문했는데, 여백사는 출행 중이었고 다섯 아들이 모두 집에 있어서 빈주례(賓主禮)를 준비했다. 태조는 스스로 동탁을 저버린 일로 자신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의심하여, 밤중에 손수 칼을 휘둘러 8명을 죽이고 떠났다. - 곽반의 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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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는 식기 소리를 듣고 이를 자신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생각해 밤중에 그들을 죽였다. 그 뒤 몹시 처량하고 구슬프게 말하길, "내가 남을 저버릴지언정 남이 나를 저버리게 하지는 않겠다!"고 하고는 길을 떠났다. - 손성의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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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이 조만전에는 약간 다른데 하급 관원들이 이미 동탁의 글을 받아 보았으나 오직 공조(功曹)만이 내심 이 사람이 조조임을 알아보고 세상이 바야흐로 어지러워지는데 천하의 웅준(雄俊)을 구금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현령에게 아뢰어 조조를 풀어 주었다고 한다.
5.6. 반동탁 연합
한편 당시 중앙에서 입지가 전무했던 동탁은 지지도 확보를 위해 소제 폐위를 두고 자신과 격렬히 대립하다 낙양에서 도망친 원소를 사면하고 발해 태수로 임명하는 것을 비롯해 명망 높은 인물들을 각지의 자사와 태수로 임명했다.
물론 발언력이 높은 원소가 반기를 들 것을 경계해 어사중승 한복을 기주목으로 삼아 감시하게 하는 등 나름대로의 견제책을 세워두긴 했으나, 동군 태수로 있던 교모가 동탁을 칠 것을 촉구하는 삼공부의 격문을 날조해 전국에 배포하자 조야가 들끓었고, 이에 기주목 한복은 여론이 동탁을 떠났으며 원소에게 있다고 판단하여 원소의 거병을 추인하며 원소에게 붙어버려 각군의 무력 봉기가 현실화된다. 동탁에게 반기를 각 주군의 자사와 태수들은 원소를 맹주로 추대하며 연합해 하내, 산조에 제각기 모여든다.
당시 조조는 동탁에게서 막 벗어났고, 최종적인 관위가 중앙직인 효기 교위였기에 지방에선 아무런 공권력을 행사할 수 없었으나 연주 진류군에 이르자 가산을 처분해 의병을 모아 동탁을 주살하려 했다. 이때 조조는 진류 기오현에서 병사를 일으켰는데 이때 진류의 효렴인 위자가 조조와 만나 의기투합해 가산을 조조에게 대어 주어 병사를 일으키게 하니, 그 무리가 5천 명이었다.(189년 12월) 이후 분무장군을 자칭하며 연합에 가담해 장막, 장초, 유대, 교모 등 연주 지역의 관리들이 집결해 있던 산조에 도착한다.(190년 1월)[19] 영웅기에서는 이때 유비가 연의에서처럼 공손찬이 아니라 단독으로 가담해 조조와 같이 행동했다고 나온다. 어쩌면 조조가 단독으로 동탁을 추격했을 때 유비도 따라갔을 수 있다.
제후국도 아니고 훗날의 절도사마냥 사실상의 군벌 케이스도 아니라 조정에서 정식으로 임명되어 지방으로 파견나간 관리들[20]이 서로 연합하고 군대를 조직해 중앙 정부를 공격한 일은 중국사 전체를 통틀어서도 보기 힘든 사건이었다.
이는 동탁 정권이 기존의 황제를 마음대로 폐위하고 겨우 9살이었던 유협을 사실상 꼭두각시 황제로 내세웠던 만큼 그 정통성이 바닥을 쳤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탁은 이 전대미문의 사태에 경악하였고 이에 곧바로 소제를 살해했는데 이는 소제가 연합군의 구심점이 되어 복위 운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제를 죽인 동탁은 190년 2월에 장안으로 천도하면서 낙양에 남아있던 원씨 일족 60명을 주살한다. 원소가 연합군의 맹주이기에 그에 대한 보복을 저지른 것인데, 가뜩이나 명분이 모자란 동탁이 원씨 일족을 지나치게 잔인하게 죽이다 보니 원소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원소에 대한 평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벌어지는데, 이걸 보고 있던 기주목 한복은 원소의 위상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 여겨 군량 수송을 차단해 원소의 군대를 와해시키고자 했고, 이에 원소 등 하내에 집결한 연합군은 공세는커녕 고사 직전에 놓인다.
조조가 주둔하고 있던 산조의 연합군도 서로 눈치를 보며 나서지 않았는데 조조는 교전을 적극적으로 촉구했으나 장막 등 산조 지역의 관리들은 이를 거부했다.
조조는 자신의 병력만을 이끌고 독단으로 공격해 들어갔으나 변수에서 서영의 반격을 받아 군이 와해되었다. 조조는 날아온 화살에 맞았고 타고 있던 말이 상처를 입었는데, 종제(從弟)인 조홍이 조조에게 말을 주어 밤중에 달아날 수 있었다. 이때 서영은 조조의 군사가 다수가 궤멸되어 거느리는 군사가 적은 것을 보고 하루종일 신나게 조조군을 공격했으나 조조군을 완전히 궤멸시키는 데는 실패한듯, 산조를 공격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리고 후퇴한다.
군대를 잃은 조조는 양주 자사 진온의 협조를 받아 하후돈, 조홍과 양주로 가서 4천의 병력을 징병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예주 패국 용항현에서 병사들의 반란을 겪어 500여 명을 제외하곤 모두 흩어지게 된다. 이때 병사들이 밤중에 반란을 일으켜 조조가 머물던 장막을 불태우자 조조가 손수 검으로 수십 명을 죽였다는 기록이 위서에 남아있다. 이에 패국 질현, 건평현에 이르러 다시 군사 천 여 명을 모으고 진군하여 원소가 있는 하내로 간다.
조조는 연합군의 행태에 질린 것으로 보이나, 상술한 상황 때문에 하내에 모인 연합군도 개판이긴 마찬가지였는데 유대와 교모가 서로 미워하여 유대가 교모를 죽이고, 왕굉(王肱)으로 하여금 동군 태수를 겸하게 했다.
원소는 한복과 타협해 유우를 황제로 추대하려 했다. 헌제는 동탁에 의해 옹립되어 정통성이 없으므로, 인격과 평판을 갖춘 황족 유우로 대체하고자 한 것이다. 조조는 이러한 계획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조조는 과정이 어떠하건 황제는 황제이니 황제가 두 명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현재의 황제를 인정하자는 쪽이었다. 그럼에도 원소는 유우 추대를 강행하고자 했지만, 막상 당사자인 유우가 완강하게 거절하여 실패로 돌아갔다.
반동탁 연합군은 초반에는 엄청난 위세를 보였지만 내부의 반목으로 동탁과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시간을 끌었고, 유우 추대로 구심점을 만드는 것에도 실패하면서 지리멸렬하게 해산되고 만다.(191년 1월)
7.1. 연주구원전
한편, 연주는 황건적 잔당의 공격을 대규모로 받는다. 무리는 백만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큰 세력이었고 이를 격퇴하고자 하였던 연주 자사 유대는 전사한다. 이때 조조의 부하였던 진궁[24]은 유대의 부하들을 설득해 조조를 후임자로 추대해 황건적과 싸우게 해야 한다고 했고, 제북상 포신이 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면서 조조는 연주를 구원하고 유대의 세력을 흡수하게 되었다.
또한 조조는 항복해 온 병졸 30여만과 남녀 백여만 명 중에서 정예(精銳)한 자를 거두어 청주병(靑州兵)이라 불렀다.
이를 본 원소는 조조를 연주목으로 삼고 조조는 황건적과의 싸움에서 포신이 죽는 등 상당히 고전했지만 결국 여러 차례 승리하면서 그들의 항복을 받고 100만에 이르는 인구를 흡수하여 막대한 자산을 갖게되었고 연주의 최강세력으로 부상한다.
연주목이 된 조조는 속좁은 복수를 시작했다. 조만전에 따르면 조조는 원한이 있으면 모조리 죽이고 울며 빌어도 끝내 살려주지 않았다. 당초 원충이 패상(沛相)이었을 때 조조를 법으로 다스리려 했고 또한 패국(沛國)의 환소(환엽)가 조조를 업신여겼던 일이 있었다. 조조가 연주목이 되었을 때 진류의 변양이 조조에게 거슬리는 말을 하자 조조가 변양을 죽이고 그 집안을 멸족하자 원충, 환소가 함께 교주로 피난을 갔다. 조조는 사자를 교지 태수 사섭에게로 보내 그들을 모두 죽이도록 했다. 환소가 자수하여 와서 뜰에서 절하며 사죄하자, 조조가 말하길, "무릎을 꿇는다한들 죽음을 면할 수 있겠는가!"라며 끝내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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